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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개념어!

어설픈 철학 2025. 7. 15. 23:21

 

 

일반개념과 철학적 개념의 차이

철학을 공부하다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과 철학이 그 단어를 쓰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그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바로 이것이 철학의 첫 문턱이기도 하고, 동시에 철학적 사고의 출발점입니다.

1. 개념이란 무엇인가?

일상적인 의미에서 '개념'이란 어떤 대상을 이해하거나 분류하기 위한 말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개념은 우리가 어떤 과일을 가리킬 때 사용하며, '사랑'은 어떤 감정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개념은 대체로 명확하고 실용적인 목적에 따라 사용됩니다. 우리는 개념을 통해 세계를 빠르게 파악하고, 의사소통하며, 실용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철학에서는 이 단순한 '개념'조차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철학은 언제나 묻습니다. "그 개념이 정말 그러한가?", "그 개념은 어디서 왔는가?", "그 개념은 본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철학은 개념을 고정된 틀로 다루기보다, 그 개념 자체를 사유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2. 철학적 개념이란 무엇인가?

철학적 개념은 일상적인 개념과는 달리, 그 개념이 갖는 본질적 의미, 구조, 가능성, 한계를 사유합니다. 철학은 단어의 정의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철학은 그 정의 자체를 의심하고, 해체하며, 더 깊은 층위를 파고들어 갑니다.

예를 들어 '시간'이라는 개념을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하고 시계나 달력을 통해 측정 가능한 것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철학자들은 묻습니다. 시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시간은 인간이 구성한 인식의 틀인가? 아니면 존재의 양상 중 하나인가?

이처럼 철학적 개념은 단지 설명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유 그 자체의 장(場)입니다. 철학은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개념을 창조하며, 개념 안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구조를 끌어냅니다.

3. 구체적인 사례 비교

시간(Time)

- 일반 개념: 과거-현재-미래가 선형적으로 흐르는 것.

- 철학적 개념: 시간은 실재하는가? 혹은 인간 인식의 구성물인가? 베르그송은 '지속'이라는 개념으로, 하이데거는 '존재의 시간성'으로 시간의 본질을 사유했습니다.

자아(Self)

- 일반 개념: 나 자신, 내 정체성, 내 성격.

- 철학적 개념: 자아는 실체인가? 자아는 타자 없이 가능한가? 불교에서는 자아를 환상으로 보며, 서구 철학에서는 '의식의 자기반성'으로 보기도 합니다.

정의(Justice)

- 일반 개념: 옳고 그름의 판단, 공정한 상태.

- 철학적 개념: 정의란 권력의 정당화인가? 플라톤은 정의를 영혼의 조화로, 롤즈는 정의를 공정성으로 규정했습니다.

4. 철학의 목적과 개념의 재구성

철학은 단지 지식을 축적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철학은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학문'입니다. 개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개념을 다시 묻고, 흔들고, 해체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철학적으로 사고하게 됩니다.

철학은 의심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철학은 의심을 통해 진실에 가까워지려 합니다. 철학이 개념을 재구성할 때, 우리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낯섦 속에서 새로운 이해가 피어납니다.

5. 결론 – 철학적 개념은 사유의 문이다

철학은 말 이전의 의미, 정의 이전의 물음, 언어 뒤편에 숨겨진 세계를 사유하려는 노력입니다. 우리가 쓰는 단어들,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는 개념들을 다시 살펴보는 일은 단순한 언어놀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존재에 대한 사유, 나에 대한 성찰, 세계에 대한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첫 걸음입니다.

결국, 철학적 개념이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에 다시금 물음을 던지게 하는 힘이며, 사고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입니다.